맛깔스런 갈비만이 아니라 담양까지 판매하는 승일식당
여름휴가철이 끝나가고 있는 시기임에도 주말을 맞아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어중간한 시간임에도 손님들로 분주한 음식점이 있다. 전국에 담양갈비의 명성을 알리고 있는 승일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 많은 돼지갈비 전문음식점 중에서도 왜 승일식당을 더 찾게 만드는 것일까? 20년 넘게 외고집으로 전통방식의 숯불구이를 고집하며 식당입구에서 한여름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참숯에 돼지갈비를 굽느라 여념이 없는 승일식당의 대표 김갑례씨를 만나 비결을 물었다.
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최고의 갈비만을 엄선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갈비라도 찜용이나 찌개용으로 적당한 갈비가 있는가 하면 구이용에 적합한 갈비가 있다는 것이다. 오랜 경영 끝에 몸에 배인 노하우로 인해 육가공을 완료한 갈비부위를 보면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기게 할 것인지 아닌지가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원료갈비를 구입하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질 못한다. 또한 내로라하는 육가공업체들도 납품을 해보고자 나름대로 작업을 해 오지만 정작 승일식당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려면 2년이 넘게 걸려야 겨우 만족을 느낄 정도라 하니 얼마나 까다롭게 질 좋은 갈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지 알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다른 음식점에서도 질 좋은 갈비를 엄선하는데도 있을 터라 특별히 양념에 관한 승일식당만의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봤더니 양념에 관한 노하우는 크게 없다고 한다. 또한 현 시대는 쌈박한 양념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잡는 시대가 아니라 최고급 품질의 갈비로 소비자의 입맛을 잡는 시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시적인 맛으로는 승부를 걸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런 것을 잘 알기에 최소의 양념인 생강, 마늘, 양파만을 갈아서 맛을 낸 갈비만으로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나보다. 사실 이전에는 육질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배즙을 내어 양념에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배즙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그만큼 질좋은 갈비를 사용하기에 배즙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부드러운 갈비 맛이 나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굽는 방법도 현대식으로 대폭 개선할 수 있지만 굳이 숯불구이를 고집하는 것도 힘들지만 그래도 그러한 전통적인 숯불구이방식이 여전히 오래도록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게 된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다.
하긴 그러한 고집이 오늘의 승일식당을 있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사실 최근 들어 와 각광을 받고 있는 슬로우시티나 슬로우 푸드도 기실 따지고 보면 그러한 전통들을 고집하며 실천해오고 있는 외고집들의 결과물일 수 있는 것이다. 눈앞의 이익만 보면 언제든지 보다 간단하고 편리한 여러 방식들과 경영논리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이지만 한 눈팔지 않고 오직 외길만을 걸어간다는 게 쉬운 일들은 아니다. 하지만 승일식당을 비롯한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이러한 나름의 고집과 꾸준한 실천이 있다.
어떻든 이제는 가급적 지역사회와의 내부적 연대를 통해 상호 발전 하고자 노력하려 하지만 여러 가지로 많은 한계가 있다. 사실 담양을 대표하는 식당의 하나로 자리 잡았기에 무엇보다도 담양스러움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대나무 숯을 사용하고 싶어도 참나무숯과 비교하여 보면 불내가 제대로 나지 않은 점도 있고 또한 열효율 등이 현저하게 떨어져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참나무숯 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갈비집의 특성상 상추 등 야채의 소비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몇 년 전에는 담양지역의 대표적인 쌈채소 생산업체인 ‘두리농원’과 공급계약을 체결하여 가급적이면 상호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자 노력했었다. 하지만 하루 사용량이 많을 때는 상추만 해도 40상자 이상이 소비되는데 이에 대한 물량의 공급에 당시에는 한계도 있었고, 또한 등락폭이 심한 야채의 특성과 냉혹한 시장경제의 논리 속에서 여러 한계들이 노정될 수밖에 없어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고자 하는 김갑례 사장의 생각은 추후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어떻든 1일에 최고 26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적도 있어 2시간도 채 잠을 자지 못하고 손님맞을 준비를 하며 올 여름을 보낸 김갑례 사장의 성공비결을 정리하면 먼저 아무리 더워 숨이 막히더라도 전통방식의 숯불을 고집하며 100% 수동으로 적사에 돼지갈비를 올려 굽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양념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급 갈비만을 엄선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며 냉동이 아닌 생갈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24시간 숙성시킨 후 초벌구이를 거쳐 숯불에 구워서 손님의 식탁에 오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집과 전통이 작은 음식점에서 연 25억의 매출(카드기준)을 올리게 한 비결인 것이다.
하지만 그뿐 아니다. 소비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늘 공부하며 돼지갈비와 궁합이 맞는 반찬에 대한 연구는 물론, 맛과 함께 위생에 있어서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도 또 하나의 비결이다.
담양에서는 최초로 개별찬기를 사용한지가 벌써 1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반찬이 작다’, ‘군대 짬밥그릇 같다’는 등 부정적인 소비자들의 인식도 있었지만 각 룸에 소형 냉장고를 설치하고 언제든지 손님들이 직접 원하는 만큼 리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한편 위생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꾸준한 설명을 통해 이제는 확실하게 자리잡았고 전라남도의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각종 행사장에서 수시로 발표하기도 하였다.
또한 몇몇 음식점과 함께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리훌렛 등을 자체 제작하여 배포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담양군에서 담양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로 많은 노력을 해주고 있어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어떻든 음식점은 단순하게 음식만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기에 담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결코 조금이라도 불만족한 부분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여 봉사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 잘 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뭔가 불순한 의도로 일부러 정성들여 만든 음식에 이물질을 넣어 되려 사업자를 골탕먹이려는 악덕손님들을 만났을 땐 정말 황당하기만 했다. 그러나 어쩌랴! 담양의 이미지를 위해 그런 부분까지도 속으로 삼키며 아름다운 담양을 판매하기 위해 참아야 할 뿐!
음식업지부 담양군지회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남달리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김사장은 혼자만 잘 되고 혼자만 잘사는 것이 능사가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1987년 5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대안으로 시작했던 돼지갈비 음식점을 개업할 때의 그 초심을 결코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에 나오는 말씀대로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실천하고 있다. 우선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진학을 포기하게 된 학생들을 돌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노인정에도 매월 일정 금액을 계좌이체 해 드리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불우이웃들을 위해 수시로 솔선수범하고 있다. 이렇게 들어가는 비용들을 계산해보면 한달에 3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굳이 밝히는 것을 꺼려하는 김갑례 사장은 땀흘려 벌어 들인 돈이지만 이렇게 나누고 베품으로서 욕심이 사라지고 그러다 보면 일하는 의미를 진정으로 더 느끼게 된다고 한다.
고정적인 직원이 17명이며 성수기에는 아르바이트생들을 포함해 무려 30여명 이상이 함께 근무하는 승일식당은 김갑례 사장의 이러한 철학이 있기에 늘 훈훈하기만 하다. 이제 승일식당은 맛좋은 돼지갈비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훈훈한 담양의 인심까지도 함께 팔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