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선 이런 일이

‘한과의 名品’ 담양한과, 세계를 넘본다

수병재 2010. 3. 1. 09:05

입력날짜 : 2010. 02.03. 12:33


박순애 대표

박순애 대표는 담양한과의 성공비결로 전통의 맛과 고객감동,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 연중 꾸준한 홍보 마케팅 등 네가지를 꼽았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 실어본다.

“오늘의 담양한과가 있기까지는 여러 가지 여건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첫 번째는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적 추억이 묻어 있는 한과, 엿 등을 생산하는데 있어 문화 유씨 집안에 전해져 내려오는 제조방법 그대로 정성을 들여 만들어낸 것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철저한 ‘고객만족’의 실천일 것입니다. 저는 사원들에게 교육할 때에도 일단 소비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답변하라고 말합니다. 그런 다음에 고객을 설득할 것이 있으면 설득해나가고 손해가 나더라도 제품의 교환이나 환불, 배상 등을 해줄 것이 있으면 확실하게 해 드려 고객감동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고객을 향한 저희들의 그런 정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 같습니다.”

“세 번째로 포장디자인과 마케팅에 대한 과감한 투자입니다. 사실 기존의 포장방식은 대나무로 만든 석작 등을 이용하여 보자기에 쌓아 판매하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와 상대하다보니 포장에서 뒤져 맛이 훨씬 뛰어나고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상실하는 아픔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3초 이내에 고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마케팅의 기초를 늦게야 깨우치고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에 있는 디토디자인과 제휴를 맺고 ‘꽃처럼 아름다운 우리의 한과’라는 뜻을 지닌 ‘아루화’라는 브랜드와 다양한 상품세트를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로는 연중 꾸준한 홍보입니다. 사실 한과는 계절상품인지라 그 철이 지나면 소비자들로부터 잊혀지게 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중 광고를 꾸준히 했습니다. 아울러 푸드뱅크 등에도 지원을 하면서 지역사회 여러 행사들에 협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결과가 오늘의 담양한과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설을 앞두고 한과 생산에 여념이 없는 담양한과 직원들.

성공의 이면에는 피나는 고통도 있었을 것이다. 현재 담양한과는 전국의 한과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대형업체의 하나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지만 그런 자리를 차지하기까지는 많은 아픔을 감내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제품의 품질에는 그 누구와 경쟁하더라도 자신이 있었지만 유통이라는 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러다보니 초기에는 유통업체들에게 한과를 납품하고 난 후 팔리지 않는 한과를 반품 받느라 매우 힘들었다. 반품된 물량은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어 사기를 죽일 뿐만 아니라 자금을 묶어버리는 압박으로도 작용했다.

그런 대가를 혹독히 치루고 난 지금은 마케팅은 모두 직영으로 하고 있다. 철저하게 재고관리와 매장관리를 하면서 유통비용도 줄이고 재고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된 것이다.
‘꽃처럼 아름다운 우리의 한과’라는 뜻을 지닌 ‘아루화’ 한과 선물세트.

또한 앞에서 거론한 것처럼 제품의 포장디자인에서 타업체에 현격하게 뒤쳐져 우수한 품질의 제품이지만 고객을 끌지 못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곧 바로 문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응을 통해 이를 현명하게 극복해 냈다.

현재 담양한과에서 소비하고 있는 쌀은 전량 창평농협 등과 구매계약을 체결하여 구입하고 있다. 대덕 시목마을과도 유기농쌀 구매계약을 체결하여 품질의 고급화와 함께 지역농업소득증대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연간 쌀소비량만을 놓고 보더라도 500톤이 넘으니 대단한 물량이다. 거기에 참깨와 들깨를 비롯해 강정류와 다식류에 들어가는 다양한 농산물들도 가급적 지역에서 구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난 해 쌀값대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생각하면 쌀가공산업의 활성화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창평지역의 한과업체는 그런 점에서 지역농민들에게 톡톡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모든 것들은 기실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야만 튼튼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박순애 회장의 기업철학이 반영되고 있는 부분이다. 사실 담양한과는 지역의 여러 행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부활동을 통해 기업이 수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런 결과 기업체의 대표로서는 드물게 2007년에는 ‘담양군민의 상 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으며, 2004년부터 서울세계 음식박람회에서 4년연속 금상을 수상하고 2007년에는 우수향토음식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와 함께 2008년에는 미국 FDA(미국식품의약국)의 안정성 평가 인증도 받아 한과의 세계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입맛을 잃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학습장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만 해도 약 800여명이 넘은 청소년들이 담양한과의 체험학습장을 다녀갔다. 아이들은 직접 모양을 만들고 빚은 한과를 맛보며 우리의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쌀 소비에 대한 효과도 노리는 일거양득의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체험장은 직원식당을 이용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이의 극복을 위해 금년에 두 동의 한옥을 신축하여 전문적인 체험학습장과 민박집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담양한과 공장 전경

이제 모름지기 슬로시티 창평고을에서 슬로푸드의 대표격으로 부상하고 있는 한과와 쌀엿의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도 미국, 중국, 일본 등에 2억원 이상의 물량을 수출하고 있지만 이를 더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사실 현재의 비좁고 열악한 공장환경으로는 위생 등 식품제조에 있어 까다로운 선진국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에 한계가 있다. 깨끗하고 안정된 생산설비가 절실히 필요한 까닭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400평 규모로 공장을 증축하려고 한다. 단순한 증축만이 아니라 앞으로는 ‘해썹(HACCP) 인증’을 받지 않고서는 식품제조업이 자리잡을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므로 초기투자에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현재 식약청에 컨설팅 용역을 의뢰하여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금번 우리 설을 맞이하여 중국 베이징 대사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식품으로 각국 대사관에 선물을 하는데 담양한과에서 생산된 한과제품 500세트가 전량 납품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또한 인천공항을 비롯하여 한겨레 초록마을, 암웨이 등에도 전량 납품되고 있다. 백화점쪽으로는 롯데와 현대백화점에 공급되고 있다.

연간 70억 가까운 매출에 상근직원만 해서 30여명, 설과 추석 명절을 맞은 특수기에는 120여명의 손길이 한과를 제조하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실업대란 속에 그래도 많은 고용창출을 해내면서 농가소득에도 일조하고 있는 담양한과는 지역발전을 선도하며 힘찬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