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에선 이런 일이
지역 농산물 소비 앞장서는 강동오케익(담양신문에 올렸던 글)
수병재
2010. 6. 12. 08:47
‘우리쌀케이크’ 쌀소비 한 몫, 수입밀 사용 유명브랜드와 차별화…사회적기업 참여
입력날짜 : 2009. 12.21. 11:11
일찍이 제과·제빵업계에 뛰어 들어 명장의 반열에 들어 선 강준구(50)대표는 그 누구보다도 우리 농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농산물 가공산업의 활성화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요한 중심축임을 역설한다.
사실 우리 전남은 자타가 공인하는 농도이다. 농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 곳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친환경농업으로 명품 농산물을 만들어도 생물로 가락동 등 대도시 지역에 출하하면 신선도도 현저하게 떨어지고 물류비도 많이 들어 농가에 돌아오는 소득은 더욱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가공산업이 활성화되어 보다 더 나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담양의 경우 우리밀의 재배면적이 43㏊인데 이는 강동오케익에서 전량 소비하고도 모자랄 정도의 양이다. 지역농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공산업이 절실한 것이 바로 이런 데 있다.
어떻든 현재는 농촌지역에까지도 재벌들의 제과점들이 빼곡하게 들어 서 있다. 굳이 이름을 대지 않아도 다 아는 유명업체들의 대리점들이 주요한 상권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재벌들의 체인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빵이 들어 온 것은 구한말 일본을 통해서라고 한다. 1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빵이지만 현재 우리 국민들의 음식문화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그 짧은 역사보다 훨씬 크다. 이제 빵은 외국의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주요한 끼니의 하나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
강준구 대표 | |
이처럼 해를 거듭할수록 음식문화가 다양하게 바뀌고 있고 실제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78㎏ 수준으로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농산물의 소비 촉진에 재벌 제과점들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들 제과업체는 거의 모든 원료를 수입밀가루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 농산물의 소비를 통해 농민과의 공생이라는 것보다는 오로지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동오케익은 독자적인 기술개발로 특허를 받은 쌀케이크 제조법으로 우리 농산물 소비에 앞장서고 있다. 그뿐 아니다. 딸기퓨레, 매실, 복분자, 자두 등 과일을 이용한 제빵에 관한 특허 등도 이미 특허청에 등록되어 다양한 제품으로 생산되고 있다.
현재 23개의 체인점이 운영 중에 있지만 내년에는 100개 체인점 운영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2002년 광주에서 출발하여 담양과는 2005년에 인연을 맺고 공장을 이전한지 불과 5년만에 국내 최초의 쌀케이크 제조로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8년에는 농림부장관으로부터 신지식인장을 수상했으며 그 외 다수의 수상실적을 거양하였다.
어떻든 강동오케익의 꿈이 실현된다면 현재 매년 30톤 정도를 소비하고 있는 담양쌀이 향후 150톤 정도까지 소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때마침 서울에 소재한 대형 제빵업체인 굿베이커리에서도 강동오케익에 협력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미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는데 쌀케이크 제조에 관한 한 독자적인 노하우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강동오케익에 올해 성탄절에 2천개의 케이크을 주문하였고 내년부터는 수도권에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하는 걸로 약정했다.
 |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지난 17일 직원들이 케이크를 만드느라 분주한 손길을 놀리고 있다. 한켠에는 우리밀가루와 새하얀 담양 친환경쌀가루가 내리는 첫눈처럼 가득하고 제빵라인은 쉴틈없이 돌아가고 있다. | |
강준구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제품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그는 우리 지역의 대표적인 명품 빵 브랜드가 하나도 없다는 것에 무척 마음아파 하면서 ‘스토리가 있는 빵’을 개발하고자 나름대로 고심해왔다. 그 결과 ‘운수대통빵’을 특허출원하고 상표등록, 개발에 성공하였다. 시식을 해 본 사람은 매우 맛이 좋다며 언제 본격적인 생산이 되는지 전화가 빗발친다고 한다.
‘운수대통빵’은 안흥찐빵, 천안호두과자, 경주 황남빵 등과 같이 지역적인 브랜드로 자리한 다른 상품들 못지않게 인기를 얻으며 우리 지역을 알리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죽녹원을 거닐며 운수대통빵을 먹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관방제림에서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연인과 함께 팔짱을 끼고 걸으며 서로 먹여주는 운수대통빵!’
이처럼 담양의 관광명소 곳곳에서 우리 담양에서 생산된 친환경쌀 만으로 만든 운수대통빵을 먹으며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키워나간다면 관광담양의 발전에도 한몫을 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의 첨병이 될 것이다.
이처럼 지역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갖고 있는 그는 내년에는 사회적 기업을 신청, 소외되고 자립력이 부족한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자 한다. 사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많지만 참가자들의 자립이 얼마만큼 이뤄지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는 이런 점에서 방향을 달리하여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해보고자 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공장건물을 교육장으로 개조, 몇 달간 직접 교육을 시키되 특히 정신교육까지 병행하여 교육후 평가결과 추천대상자를 엄선한 후 행정기관 등에 제출하면 창업보육자금을 지원받아 창업하여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자 한다.
단순하게 월급여만을 주며 노동하도록 하는 수동적 노동자가 아니라 꿈과 포부를 키워나가며 자립하여 성공할 수 있는 능동적 노동자로 탈바꿈시키고자 하는 게 그의 꿈이다.
 |
담양읍 가산리에 자리한 150평 규모의 새 공장은 해썹(HACCP)기준의 시설을 갖춰 위생과 품질이 최고 수준이다. | |
그래서인지 그의 공장에는 이주여성들이 많다. 15명의 가족 중 5명이 이주여성이다. 이역만리 행복을 찾아 가족을 떠나 온 그녀들의 아픈 삶은 가련하기만 하다. 그는 “우리의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들을 어떻게 대우해줘야 하는지 보인다”며 마음속으로 느끼는 안타까움들을 풀어주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하며 대우해주고 있어 그녀들도 최고의 만족을 느끼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산물가공식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문제도 새롭게 검토되었으면 한다. 사실 수입밀가루로 빵을 만드는데 구입비용은 1그램당 0.7원이지만 우리 쌀로 만드는 경우 3배인 2원이 들어간단다. 그런데 이를 가공하였을 경우 부가세가 10% 부과되므로 우리는 우리 농산물을 소비하면서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꼴이 되어 수입밀가루로 만든 빵과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우리 농산물의 소비촉진에 한계가 있다.
어떻든 앞으로 매년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되는 쌀값대란을 극복하는 대안의 하나로 자리하고 있는 강동오 파밍하우스 영농조합법인! 때맞춰 내리는 하얀 눈처럼 우리쌀케이크가 잘 구워져 나오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우리쌀 케이크로 성탄을 축하하고 우리 농민들도 잘 살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기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