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을 가다
새해가 밝은 지 한달
훌쩍 가버리는 세월들을 어쩌지 못하다가 드디어 약속한 제주 탐방의 날이 왔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으니 무등이 구름 위에서 우릴 반긴다.
비행기를 타고 무등을 본 게 처음인 거 같다. 흐린 하늘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멋진 풍광을 선사해주는데 제주에 당도하니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저렇게 한 눈에 보게 해 준다. 정말 구름 위는 맑은 날씨인데 앞으로도 이렇게 우리의 여행기간 동안 맑고 쾌청하길 빌어본다.
공항에 도착하니 종려와 야자수가 이국적 풍경을 자아내며 드디어 제주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우리의 여정을 안내해주고 도와 줄 수사님이 잠시 기다리니 오신다.
점심으로는 제주의 토속 음식 중의 하나인 육개장인데 고사리가 완전 다 물러질 정도로 푹 삶고 쇠고기를 잘게 찢어 넣어 먹기가 좋다.
점심 후에는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동백동산으로 향했다. 이곳은 곶자왈의 하나인 곳인데 개발되지 않은 원시적 풍경이 넘 좋았다.
제주에는 네 곳의 곶자왈이 있는데 다른 지역의 곶자왈은 관광지로 많이 개발이 되었으나 이곳은 거의 개발이 되지 않고 있었다. 왕복 두 시간 정도 거리의 산책로만이 있어 조용히 명상하며 걷기에 딱 좋은 곳이다.
제주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습지가 있어 생태적으로도 대단히 귀중한 곳이라 한다. 숲길 곳곳에는 학술 연구를 위한 곤충 채집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호젓한 숲길을 거닐어 본 게 얼마만인가. 함께 있어 더욱 좋은 분들과 정담을 나누며 걷는 동안은 세상의 온갖 시름은 사라지고 없다. 우리에게 이렇듯 귀중한 자원을 안내해준 수사님께 감사드리며 이 추운 겨울에 늘 푸른 상록수림을 보면서 숲과 하나되는 행복을 느낀다.
이렇게 큰 자연 연못도 있고 아래 사진처럼 용암이 흘러내리며 만든 기암괴석들도 있다. 동백동산이라는 지명에 걸맞게 동백들도 많이 있긴 하지만 이곳의 동백은 아직 꽃망울만 맺은 채 피지 않고 있었다. 제주 시내에 있는 화단에는 아래 사진처럼 활짝 동백이 피었는데....
위 사진에서 보듯 제주에는 네 곳에 곶자왈이 있다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곶자왈만 모두 돌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