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제림 그늘 아래 땀 식히며 ‘계란에 국수 한 사발’
이렇게 오랜 인고의 세월이 있기에 매미소리는 더욱 우렁차고 구슬픈가 보다. 아직도 매미소리가 우렁찬 관방제림 또한 수백년의 세월을 보듬고 살아 온 아름드리 나무들이 있어 매미가 느끼는 그 이상의 역사와 세월을 보듬고 살아 와 아름다운 담양을 알리는데 일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결과물로 관방제림은 2004년 아름다운 숲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가 보다. 어떻든 이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더불어 죽녹원을 연결해주는 주요한 중심고리로 담양의 상징이자 명물이 된 관방제림에는 또 다른 맛을 풍기는 지역의 명소가 탄생되어 있다.
현재 6개업소가 입주하여 관광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맛깔스런 담양국수를 선보이고 있는 이곳 국수의 거리는 원래 ‘진우네국수’를 원조로 하고 있다. 약 5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진우네국수집은 당초 현재의 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진우씨의 자당께서 그 이전에 죽물시장이 활성화되던 시절 대바구니를 이고 새벽처럼 달려 온 죽세공예제작자들을 위해 값싼 국수를 삶아 대접하던 것이 시초였다. 그런 과정에서 멸치국물을 우려내 거기에 계란을 넣어 꼬박 48시간(이틀)동안을 삶아 계란 하나만 먹어도 맛좋은 멸치국물이 배어들어 겨울에는 추위를 녹이고 여름에는 그 자체로 시원한 하나의 명물이 되었다. 이제 전통적인 국수의 맛을 내던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진우네 국수는 여전히 옛 방식을 고집하며 어머니가 남겨 준 나름의 비법으로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국물을 만들뿐만 아니라 삶은 달걀까지 계속하여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진우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사는 모습을 꿈꿔왔다. 그 결과물로 이웃하며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 업주들과 더불어 ‘담양국수거리운영위원회’를 조직하였다. 관광담양을 위해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국수집들의 열악한 환경을 이대로 놔두고서는 담양의 명예가 위태롭다는 생각에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을 함께 극복해나가면서 대안을 마련해보고자 조직체를 마련하고 행정에도 협조요청을 하면서 간판, 보도블럭, 화단, 조형물 등을 설치하였다. 담양군에서도 흔쾌히 예산지원을 아끼지 않고 국수의 거리 업주들도 기꺼이 자부담을 내놓았다.
그런 결과 깨끗한 국수의 거리가 새로운 명물로 탄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태산같다. 무엇보다도 화장실 문제가 시급하다. 국수의 거리에 공중화장실이 없고 참여업체들도 영세한 규모여서 자체적인 화장실이 너무도 비좁아 수용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부지를 자체구입하여 화장실을 신축할까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지만 만만한 문제는 아니다. 여기에 대한 대안을 담양군과 함께 모색해나가보기 위해 고민 중에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고민 중의 하나는 국수의 거리에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문제다. 사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차량이 통행하다 보면 먼지도 날리게 되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자체적으로 차량출입을 통제하며 하천고수부지로 우회통행하도로 권유했지만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지역주민들의 항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담양군이 적극 나서서 해결책을 함께 마련해나가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삭막한 관방제림의 제방에 넝쿨장미, 개나리 등 빨리 자라면서 아름다운 꽃을 오래도록 피어내는 식물들을 적극적으로 식재하여 또 다른 담양의 명소를 만들고 싶다. 사실 아름다운 죽녹원, 관방제림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삭막한 고수부지 주차장 등의 모습은 좋았던 이미지들을 반감시키는 효과를 주고 있는 거 같아 담양인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기 때문이다. 어떻든 담양에 대한 이러한 사랑이 있기 때문인지 어린 시절 힘들었던 상황을 겪으면서 이웃에 대한 사랑 또한 남다르게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다. 매년 추석과 구정이면 100만원 이상에 상당하는 쌀을 구입하여 담양읍사무소에 불우이웃을 도와달라며 기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객사리노인회, 담양동초교 배구후원, 동옥노인치매센터, 담양BBS, 담양장학회, 소년소녀가장 등 행정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여러 곳에 선행의 손길을 끊임없이 펼치고 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을 직접 겪어 오면서 조금만 따스한 손길을 내밀면 사회가 더욱 맑아지고 스스로도 더욱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됨을 잘 알기에 나눔과 봉사의 실천을 생활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담양체육회 이사, 담양BBS 부회장, 담양동초등학교 운영위원 등으로 활발한 지역사회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헌신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직접 국수공장과 직거래하면 훨씬 경영상의 이익을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거래해 왔던 동네수퍼에서 국수를 구입하고 계란 또한 대덕면의 농장에서 구입하여 사용하는 등 지역내부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연간 매출액 규모가 10억이 넘는다니 3천원씩 하는 국수의 그릇수로 환산하면 무려 30만명이 넘는다. 담양을 방문한 사람 세 명 중 한 명은 진우네 국수집을 들른다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인지 진우네 국수 이진우 사장은 오늘도 담양을 제대로 알리고 담양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부지런한 몸놀림 속에 땀을 흘리고 있다. 때마침 관방제림 숲 사이로 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 열심히 일하는 그의 땀방울을 씻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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