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 컬럼

커뮤니티 강화로 지역활성화를 만들어가자!

수병재 2011. 4. 21. 10:54

 

바야흐로 만화방창 호시절이다. 지천에 흐드러진 꽃들을 시샘하는 추위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자연의 순리는 나목들에게 이파리를 틔우고 앙증맞은 봄꽃들을 피워내게 한다.

이런 좋은 시절에 지난 4월 16일, 17일 슬로우시티 창평에서는 귀향프로젝트 ‘봄날의 초대’가 펼쳐졌다. ‘시간의 부엌 창평이 몸과 마음을 대접하는 삶의 요리에는 균형의 시간, 느림과 자유로운 삶의 운율, 비움이 있다’면서 서울과 광주 등지의 여러 사람들을 초대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 마을에서 농민들이 직접 가꾼 농산물을 갖고 나와 판매하는 달팽이 시장도 열렸고 마을의 숨은 솜씨를 찾는 명인찾기 행사도 열렸다. 우마차를 타고 돌담길을 돌아보는 이색코너도 있었고 생활바느질과 꿀초공예, 야생화, 산야초 효소 체험 등 다양한 체험코너도 열렸다.

물량의 크고 작음만을 비교하며 성공여부를 판가름하는 시대의 풍토와는 다르게 슬로시티 창평이 갖는 소박한 장점들을 특화시키기 위한 특색 있는 행사에 자발적인 주민참여의 모습이 돋보인 행사였다.

아무리 작은 행사라도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애향심이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창평 슬로시티위원회에서 보여 준 ‘봄날의 초대’는 그 자체로 이미 성공작이라 평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비단 창평 뿐만 아니라 우리 담양 모든 마을 곳곳에서 마을이 갖고 있는 자원들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길 바란다. 우리는 정작 늘상 대하는 일상의 이웃과 우리 지역의 여러 풍경과 자원에 대해 그 소중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의 예를 찾아보자!

해남의 땅끝 미세마을 주민들은 2006년부터 ‘밥 한번 먹는’ 모임을 시작해오고 있다. 이 모임은 모임명칭이 지금까지도 없지만 평소 이웃간에 소통이 되지 않고 있음에 목말라 한 어떤 마을 주민이 “같이 모여 밥 한번 먹읍시다”를 제안하여 시작되었다 한다. 그런데 서로 갖고 있는 장기와 취미 등을 이야기하다 보니 목공예, 연극, 한국무용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결국 추구하는 삶의 목표는 같음을 느끼게 되고, 각각의 주민들은 서로 품앗이처럼 가르쳐 주고 함께 하며 삶의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꿈을 키워나가고 행복한 삶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 마포의 성미산마을 주민들은 사진모임 ‘동네사진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마을 주민 중 한 사람인 사진가로부터 사진강좌를 수료한 4명의 주민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15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열리는 마을축제와 동아리축제 쵤영 및 전시를 스스로 담당하고 있다. 또한 마을 사진엽서도 만들어 마을홍보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충북 영동에 자리잡은 중말마을! 이곳은 젊은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중말마을의 원래 모습인 맑고 소박한 시골마을의 모습을 되살리고자 모임을 만들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게 되고 옛날 중말마을의 명물이었던 돌담 쌓기, 정월대보름 동제 때 풍물 연주하기, 마을에 갈대숲과 대나무숲 산책로 등을 만들었다. 이렇게 마을의 고운 옛 모습을 되찾는 한편 노래와 춤, 흥겨운 놀이가 함께하는 마당을 만들어 냈다. 그리하여 주민 스스로가 기획하고 무대를 만들며 사회를 보고 진행하는 마을 음악제인 ‘물한계곡 음악제’를 개최했다. 처음엔 동네분들이 ‘쑥스럽다’, ‘농한기라 바쁜데 무슨 음악회냐’며 참가를 꺼려했지만 직접 체험해보고 나서는 마을의 축제로 만들어가자고 이야기 할 정도로 이제는 변화를 실감한다.

그렇다. 이제 대세는 커뮤니티다. 모이면 재미있고 모이면 신이 난다. 모이면 길이 보인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을 맞아 우리 동네가 갖고 있는 인적자원과 부존자원 등을 다시 보면서 공동체적 연대를 통한 마을가꾸기를 실천해 나갈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