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들꽃이야기

백양꽃 곱게 피는데

수병재 2012. 9. 7. 10:46

조석으로 일교차가 심하다.

그토록 무더웠던 여름도 결국 지나가나 보다.

어김없는 계절의 변화에 자연의 신비함을 새삼 다시 깨닫는다.

이른 새벽 들길을 걸어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백양꽃이 활짝 피어 나를 반긴다. 우리 집은 한재골 바람통에 있는 탓인지 꽃들의 개화기가 다른 집에 비해 상당히 늦은 편이다. 이미 산이나 들에서는 피어 있는 꽃이지만 우리 집은 한참 뒤에야 핀다. 백양꽃도 마찬가지다. 다른 곳에서는 백양꽃을 봤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도 우리 집은 일주일을 훨씬 더 넘겨서야 꽃을 볼 수 있었다.

 

 이제 갓 피어나기 시작하는 백양꽃

 

 

 

 

 

 

 

이렇게 이 꽃이 피어 지고 나면 이젠 꽃무릇이 올라 온다.

여름철 상사화 무리가 꽃을 피우고 지면 백양꽃이 뒤를 이으고 그 다음이 꽃무릇이다.

백양꽃은 우리 지역에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백양사 인근에서 발견되어 백양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어떻든 화기가 짧아 아쉬움은 많지만 겨우내 푸르른 잎 속에 인고의 세월 담아 지하에 묻었다가 한 여름을 다 지내고서야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누구든 그런 세월들을 겪어야 이렇게 고운 꽃을 활짝 피어낼 수 있음을 깨달아야 겠다. 비록 잎과 꽃이 함께 만나지는 못할지언정 그 또한 나름의 멋으로 간직하며 찬란하게 피어올라주는 백양꽃을 보며 감사함을 전한다.

나는 오늘 다시

꽃에게서 향기를 맡는 것 뿐만 아니라

꽃에게서 지혜를 얻는다

그러기에 꽃인 것인지

다시 한번 더 바라보는 꽃들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