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60일도 남지 않으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여도 최초의 흑인 출신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가 50%의 지지율을 넘어섰다고 하더니만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운 공화당의 매캐인이 다시 앞서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오차 범위 내의 혼전 양상이 보이고 있어 대선 결과가 주목된다.
어떻든 미국이라는 나라는 우리 라에 비해 역사적 연륜도 짧지만 200년 만에 세계를 장악하는 패권국가로 우뚝 서 있다. 미국이 현재의 위치에 이르게 된 데에는 짧은 역사이지만 이익집단들의 대결을 조화롭게 절충하는 정당이 형성되면서 깨끗한 경쟁을 통해 권력을 쪼개 서로 경쟁하고 견제함으로써 어느 한쪽의 권력 독점을 제도적으로 막아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 양원제와 양당제의 오랜 전통에 있다 하겠다.
현재의 공화당과 민주당은 당초 한 뿌리였는데 남북전쟁 시기인 1861년 노예제를 반대하는 정파들이 나와서 공화당을 창건하였고 그들이 내세운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공화당 시대를 열었으며 이때부터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양당제가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한다.
그런데 현재는 아이러니하게도 노예제 폐지에 찬성했던 공화당이 더 보수적이고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며 공화당의 대통령후보인 매캐인은 백인출신이며 미국 사회의 주류인 반면에 민주당의 대통령후보인 오바마는 흑인 출신이며 미국 사회의 하층 출신으로 대별된다.
이런 출신성분에 대한 분석과 함께 양당의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다. 재미있는 것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된 버락 오바마의 경력과 그간의 활동인데 우리는 여기에서 미국사회가 갖는 민주적 역량에 대한 평가와 함께 우리시대의 정치 현실에 대한 자기 반성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주류출신인 매캐인과는 달리 오바마는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그는 케냐 출신의 가난한 유학생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자라다가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몇 년을 살았다고 한다. 이런 출신이다보니 사회적으로 많은 차별과 서러움을 겪었음은 당연한 일이었을 테고 그 같은 환경이 그를 시민운동가로 만든 자양분이 되었다고 하겠다.
하지만 그는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흔히 가지게 되는 사회에 대한 저항과 부정적 인식보다는 항상 상대방의 처지를 헤아리며 상대방의 눈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지혜를 갖고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담대한 희망>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그는 그가 늘상 갖고 있는 가치관의 핵심을 ‘공감하는 것’이라 표현하고 있다.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반대논리 속에서도 공감하는 최소공약수를 찾으려는 그의 노력에서 우리시대 정치의 지향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 정치의 안타까운 현실은 늘상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정권을 잡은 한나라당은 잃어버린 10년을 곱씹으며 온통 과거로 회귀를 도모하고 있고 이에 맞선 민주당 또한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을 통한 대안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도 그 본질을 잊은 채 여러 자치단체에서 의장선거를 둘러 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또한 지방자치의 본연의 정신과는 거리 가 먼 당파적 이해관계로 인해 시, 군의 행정에 발목을 잡는 일들이 허다하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담양 또한 어떠한가? 선거가 끝난 후에도 고소, 고발이 연이어져 서로를 흠집내느라 야단이다가 끝내는 현 군수가 인사비리에 연루되어 법적인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년 4월의 재선거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재선거가 이뤄질지 여부가 결정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선거전에 돌입한 느낌이다.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편가르기가 진행되면서 한 목소리로 담양군의 발전을 위해 매진해도 부족할 상황에 민심이 분열되어 담양의 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떻든 매캐인이 승리를 거둘 지 오바마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상생의 정치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하는데 말 그대로 그들은 선거를 축제로 즐기면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부패와 비리 등을 단호히 차단하며 선진국다운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쇠고기 수입을 강요하는 미국은 싫지만 그런 그네들의 모습은 솔직히 부럽기만 하다.
저 훤히 떠오르는 보름달은 피땀 흘려 열심히 현장에서 일해 오면서도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여 상호 소통과 희망의 대동세상을 잠시라도 생각하라며 우리에게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을 선사한다. 그런 달빛에 조금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 우리는 분열과 갈등의 깊은 골을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 모습들을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담양이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고장은 특정인의 개인적 이익과 명예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안의 모든 구성원들의 아름다운 삶의 질을 높여낼 대상이자 지상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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