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배우는 지속가능한 농업(3)

수병재 2018. 1. 27. 16:16

. 지역개발을 위한 협치의 모범을 보이는 지역을 찾아

1) 잘레-훌츠란트 지역개발협회

튀링겐 주에 속한 잘레-훌츠란트 지역은 인구 92천명의 작은 도시이다. 1당 인구는 105명으로 튀링겐 주의 평균인 134명 보다 적다.

이곳은 통일 이후 집단농장이 해체되고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경기는 침체되어 사람들이 떠나면서 마을이 공동화 되고 노령화 되어 있는 현실을 보며 농촌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만들어 볼까?’, ‘어떻게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볼까?’를 고민하며 지역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였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 주정부, 농민협회, 교회, 은행, 관광협회 등 모든 주민들을 망라하는 하나의 그룹을 만든 것이다. 이 그룹에는 총회와 이사회, 전문가 자문위원회, 프로젝트 그룹과 특히 청소년위원회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프로젝트 그룹은 바이오가스, 풍력발전, 마을환경 개선 등 분야별로 존재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프로그램으로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특별히 청소년위원회를 뒀는데 이는 청소년들의 인구 감소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지역개발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개최하여 창의적인 제안을 수용해내고 청소년들을 키워가기 위한 배려이다. 청소년 활동기금으로는 연간 16,000 유로를 지원해주는데 자치활동과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충당한다.

유럽연합이 지원해주는 리더프로그램은 1991년에 지역개발을 위한 연계프로젝트를 뜻하는 프랑스어의 첫 글자들을 모아 만들어진 정책이다.

잘레-훌츠란트 지역은 2007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이 기금을 지원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이끌기 위해서는 법적인 문제와 세금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이는 협회에서 맡아 수행한다.

리더프로그램은 『① 모든 사업은 경제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지속가능해야 한다.(안정적인 수입원이 창출되어야 한다)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자발적인 협동으로 해야 한다. 지역민의 전문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리더활성화 조건으로는 상향식 프로그램, 지역 내 활동적인 그룹의 형성, 농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협동 필요, 창의성, 국제적인 협력까지를 포함한 협력, 상호 소통을 위한 네트워크의 구축, 특색 있는 지역의 전략을 필요로 한다.

함께 다양성 만들기 지역에 미래가 있다는 슬로건 하에 4가지 개발영역을 결정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지속가능한 사업

청년과 노인을 위한 농촌에서의 삶의 질 향상

자연 기반 관광과 레크레이션 지역 상품/ 마케팅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대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주변환경을 잘 정비하고 우리 마을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자는 목표하에 학교가기 좋은 시설 등을 만들어 냈다. 또한 마을버스를 운행하여 노약자 및 어린이들의 등하교와 병원이용 등에 편리하도록 배려를 하였다.

사진6.

이와 함께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며 나온 폐열을 이용하여 양계장도 경영하고 꿀벌을 위한 꽃피는 길도 조성하였다. 재생가능한 에너지자원을 돌아볼 수 있도록 자전거 길도 개설하였다. 에너지 자립을 위하여 다양한 계획과 실천을 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떻든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학교 학생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이 만들어지고 있다.

 

2) 괴리스리드의 협치 사례
한편 괴리스리드 지방자치단체도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은 바이에른 주에 속한 곳으로 7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마을이다. 인구 1,343명의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1998년부터 4년마다 열리는 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였다.

당시 슬로건은 우리 마을을 보다 더 아름답게!” 였는데 지금은 우리 마을은 미래가 있다.!”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한다.

 

 

어떻든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계속되는 농업인구의 감소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유지해 나가기 위한 고민이 크다. 1950년에는 130호의 농가가 있었지만 1980년에는 70농가로 줄었고 현재는 전업농 기준으로 28농가가 있다. 농산물가격 특히 우유 가격이 너무 낮아 문제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회를 만들어 활동하며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병원도 없지만 3명의 의사와 28명의 자원봉사자가 비상의료체계를 만들어 응급환자 등을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우유가격의 하락으로 우유공장이 없어지면서 실업자가 증가하였지만 태양광 에너지발전회사를 설립하고 소형 헬리콥터 공장을 유치해 고용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에너지자립을 위해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고자 하지만 경관을 해치기 때문에 풍력발전만은 지양하고 있다고 한다. 어떻든 수력, 태양광, 바이오가스 등을 이용하여 96%나 되는 에너지 자립마을을 실현하고 있음은 우리가 깊이 음미해야 할 것이다.

또한 건축가로 은퇴한 허브 레오 씨를 중심으로 마을에 자연산책길7년에 걸쳐 조성하였다. 더욱이 이 길을 내기 위해 주민들이 고철을 모아서 팔아 조성한 기금을 기본자금으로 사용하고 청소년들도 활발히 참여하여 의자, 벤치, 조형물 등 다양한 재능기부를 하여 산책길을 조성하였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진 7. 괴리스리드 마을의 산책길에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조성된 야외교육장

 

민박을 하고 있는 농가는 28개 농가이며 숙박객은 연간 13천명이 다녀가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의 민박은 우리나라의 민박과는 개념이 다르다. 도시민들이 여가시간을 활용하여 고요하게 심신을 휴양하는 것이다. 어떻든 농촌에서의 휴양으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민박도 규모상의 규제가 있다.

 

이곳의 단체장인 테아 반스테이너씨는 전통적인 주택양식을 가급적 유지해나감으로서 마을경관을 보다 아름답게 하고자 하는데 새로 이주해오는 분들은 새로운 건축양식을 고집하여 갈등도 있지만 결국 타협점을 찾아 마을경관에 어울리는 건축은 아니지만 인구늘리기 차원에서 허용해줄 수밖에 없었던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담양에서도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 생각된다. 어떻든 괴리스리드에서는 인구가 줄어드는 농촌이지만 떠나지 않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교육시설을 확충하고 지역의 문화를 키워내며 무분별한 산업유입을 막아내고 지속가능한 농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너무 빨리 발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너무 빨리 가다 보면 학교도 모자라고 여러 가지 기반시설의 준비가 부족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며 느리지만 지역주민과 함께 천천히 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지방자치 시대 주민자치가 부족한 우리들이 정말 배워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